사건의 발단 - 키보드 불량?

몇 달 MSI GE620 i7 N-Gene이라는 노트북을 샀는데, 키보드가 좀 말썽이었다. 솔직히 말해서, 140만원(2011년 03월 기준)이나 되는 노트북의 키보드가 이래도 되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겉보기에는 좋아 보이고 멀쩡하긴 한데, 키 감촉이 영 좋지 않다. 가장 큰 문제는 키가 눌렸다는 느낌이 들었는데도 안 눌린 것으로 처리되는 경우가 있다는 것이다. 이 현상은 몇 번의 실험 결과 키를 가운데 누르지 않고 키의 가장자리쪽을 눌렀을 때 발생한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특히 한/영 키가 문제였는데, 보통 엄지 손가락으로 누르게 되는데 이 키가 오른쪽 엄지 손가락보다 좀 오른쪽에 위치하기 때문에 아무래도 가장자리를 누르게 될 일이 많다. 난 분명 눌렸다고 생각했는데 한글과 영어가 전환이 되지 않아 스트레스를 많이 받았다. 하지만 A/S 센터를 가기에는 시간이 없었고, 연속으로 써야 되서 거의 3달 반 정도를 참고 썼다.


나중에는 그냥 내 키 누르는 습관이 바뀌었다. 그래도 한/영 키 누를 때마다 잘 바뀌었는지 불안한 느낌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었다. 문서를 옮겨 적거나 할 때 모니터 안보고 치다 보면 한글과 영어가 반대로 써있는 경우도 많았다. 그럴때면...

MSI GT680 Phoenix 모델도 최근에 장만했는데 이녀석은 키 촉감도 더 낫고 한영 전환도 더 잘되는 느낌. 근데 겉보기에는 두 노트북 모두 같은 키보드다. 희안하네.


센터 방문

결국 오늘 큰 마음(?)을 먹고 용산의 MSI A/S 센터로 갔다.


사소한 실망

센터 위치는 꽤 좋은 편으로 보인다. 내부도 나쁘지 않았다. 까페 비슷한 분위기의 대기실도 있었다. 다만 세심한 배려는 약간 부족한 느낌; 예를 들면 커피 머신과 2개의 과일 주스 - 각각 포도, 오렌지 - 디스펜서가 있었는데, 커피는 나오지 않았고(뭔가 에러 메시지가 보였다) 음료수의 맛은 가히 최악이었다. 그리고 대기실의 노트북은 성능이 아주 안좋았고 작았으며(귀엽긴 했다) 무선랜도 엄청나게 느렸다. 나름 고객에게 노트북 어필할 수 있는 기회인데... 아무래도 A/S 센터다 보니까 이런 홍보적인 면에서는 본사에서 잘 관리하지 않는 것으로 보인다.

키보드가 잘 안 눌리는 안되는 현상을 앞에서 보여주고, 교체를 한번 했다. 약 15분이 소요되었다. 



커다란 실망

대기실에서 기다리고 있었는데, 중간에 기사님이 와서 내 노트북 운영체제의 비밀번호를 적어달라고 했다. 비밀번호는 남에게 알려주지 않는 것이 기본 아닌가... 그래서 결국 직접 수리실 같은 곳에 들어가서 내가 쳤다.

교체 후에 테스트해본 결과 좀 개선된 느낌이 들긴 했지만 - 솔직히 말해서 내가 키 누르는 습관이 바뀌어서 그렇다고 생각한다 - 역시 가장자리를 눌렀을 때 해당 문제가 계속 재현되었다. 이것은 기사님도 확인하였다. 그리고 한 번 더 교체를 요청했다. 기사님은 교체해봤자 증상은 동일할꺼라고 했다. 쩝.

두 번째 교체 후에도 증상은 개선되지 않았다. 물어본 결과 GT680이나 GE620이나 들어가는 키보드는 동일하다고 한다. 내 생각인데 두 노트북의 키보드는 같은게 맞는 것 같다. 다만 키보드 아래쪽의 공간이랄까, 구성이 좀 달라서 누르는 느낌이 다른게 아닌가 생각한다.

아무튼 이런 문제가 있으니 본사에 연락을 하든지 해서 리포트를 하고 피드백을 달라고 했는데... 뭐랄까 너무 안된다 어렵다 그래봤자 소용없을 것이다 이런 어조로 말씀하셔서 상당히 기분이 안좋았다. 물론 키보드 모듈을 잘 못 만든게 기사님 탓은 아니지만, 같은 MSI 소속 직원인 만큼 고객의 피드백 수집에는 신경을 쓸 것이라고 했는데 소속감은 없는 것 같은 느낌이다. 그냥 MSI가 싸놓은 똥 치우러 온 용병의 느낌.



그 외 의견:

개인적으로 두 노트북 다 LCD 패널이 글레어 타입이라서 마음에 안든다. 보통 사무실에 형광등이 많이 있는데 이거때문에 작업할 때 아주 짜증난다. 용산 간 김에 퓨어메이트 가서 안티 글레어(AG) 필름 발랐는데 모래알 생겨서 또 짜증이... 퓨어메이트 소개에는 자기네 회사껀 모래알 안 생기는 것처럼 써있어서 믿었건만 ㅠㅠ

그래도 형광등 보면서 멀미 안해서 좀 낫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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